- 저자
- 이꽃님
- 출판
- 우리학교
- 출판일
- 2021.06.07
이꽃님 작가의 <죽이고 싶은 아이>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약간은 자극적인 제목 같고, 무슨 이야기가 전개될지 가늠이 되질 않았습니다. '또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갈등을 극단적으로 표현이 되었으려나' 하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예상이 들어맞는 부분이 있지만, 읽을수록 공감과 생각지도 못한 내용 전개로 재미를 더해주었습니다. 10대들이 선택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수식어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책.
책 정보
- 저자 : 이꽃님
- 카테고리 : 청소년
- 출판 : 우리학교
- 발행일 : 2021년 06월 07일
줄거리
둘도 없는 단짝인 주연이와 서은이. 한 날 서로는 크게 다투게 된다. 서로 다툰 다음 날, 학교 뒤 공터에서 서은이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가 체포되지만 주연이는 서은이와 함께 있던 그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나온 증거에 묻어있는 주연이의 지문과 각종 언론, 경찰 그리고 학교 친구들, 부모님까지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것들이 범인은 주연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부모조차 자신을 믿지 않고 체면을 생각하는 모습들에 더욱 혼자라고 느끼게 되는 주연. 변호사와 주변 학교, 학원 친구 선생님까지 주연이 편은 찾기 드물다. 주연이는 어쩌면 진짜로 자기가 서은이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유일하게 의지하고 좋아했던 친구 서연이의 죽음 사이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아 괴로움을 느낀다. 주연이는 대체 어떤 아이였던 걸까?
책 테마
1.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부모와 자식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잘 나타내는 책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의 기대를 투영하며, 주연이는 이에 부응하지 못할 때의 압박감과 부재의 불안을 겪습니다. 자식이 느끼는 고립감과 절망감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사랑과 증오가 얼마나 가까이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게 되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탐구합니다. 인간 내면의 어두운 감정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우리가 흔히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간 본성의 일면을 조명합니다.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 안에 숨겨진 어두운 감정을 직시하게 만들며, 인간 본성의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2. 또래 관계와 사회적 압박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현대 사회에서 또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그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3. 마녀사냥과 흑백논리
이 소설은 현대 사회에서 자주 벌어지는 마녀사냥과 흑백논리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특히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오해와 편견이 한 사람을 어떻게 몰아세우고 파멸로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가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이를 통해 개인이 얼마나 쉽게 희생양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합니다.
책 속 한 줄
“무슨 소리야.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세상은 진실을 듣는 게 아니구나. 세상은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구나.”
“내가 너 믿어 준다고.”
“ 사람들이 주변 환경에 얼마나 쉽게 휘둘리는지 아십니까? ”
…
“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요? 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바로 그겁니다. 본질. 어째서 피디님은 언론을 이용해 본질을 흐리고 계십니까.”
주연은 못된 아이였고 곁에 있는 친구를 위할 줄 몰랐으며,
언제나 친구가 곁에 있을 거라고 여겼다.
친구에게 함부로 굴었고 표현할 줄 몰랐으며 좋으면서도 투덜댈 줄밖에 몰랐다.
그럼에도 주연은 한 번도 서은을 친구로 여기지 않은 적이 없었다.
감상평
믿음이 곧 진실이 되는 <죽이고 싶은 아이>는 또래들의 문제들을 생동감 있게 잘 표현되어 있고 사실적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한 시대의 문제점으로 항상 꼽히는 마녀사냥, 흑백논리 등이 잘 녹여낸 현실적인 작품이다. 사실 읽으려고 했던 책은 아니었는데 진짜 얼떨결에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리듯 밀리의 서재에서 클릭한 후, 책 내용이 끝날 때까지 밀리의 서재를 끌 수가 없었다. 책이 나를 흡입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인터뷰 형식으로 전개되는 내용도 신선했다. 단짝 친구였던 주연이와 서연이었지만 둘은 크게 다툰 다음날 단짝의 죽음을 보게 된 주연이가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얼마나 놀라고 무섭고 후회가 뒤엉켰을지.. 10대에는 또래관계가 다라고 할 만큼 친구라는 존재가 크게 다가오는데 이런 와중에 체면을 더욱 신경 쓰는 부모까지 그런 주연이 안쓰럽고 눈물이 났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주연이가 외롭게 자랐네,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얻지 못했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혀를 끌끌 찼다. 지 팔자 지가 꼬았네 하는 내 모습을 마주했고 마지막 반전을 보고 나도 영락없는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모습, 흑백논리 앞 내 모습이 책에 나온 부모, 변호사, 친구, 선생님 등과 별반 다르지 않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사람 중 한 명이었음을 느끼기도 했다.
잘못된 표현들로 상처 주던 주연을 온전히 받아주던 서은이가 주연이의 외롭고 불안한 감정의 폭주에 맞서 주연에게 너를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고 오히려 자신이 더 이용했다는 말을 내뱉을 때는 뒤통수 한 대를 맞은 느낌이었다. 가난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을 보듬어 주는 서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무서운가 진짜 보고 싶은데로 보는 건가 하는 대목이었다. 마지막 반전을 보고는 더욱 사람들은 팩트보다, 진실보다 어쩌면 자신이 믿는 것을 보는 게 확실하다는 확신도 더해졌던 것 같다. 이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진다.
'도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이프 재킷> 바다를 닮은 성장 이야기 |줄거리 및 감상평 (0) | 2025.03.05 |
---|---|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줄거리 및 감상평 “내가 네 여름을 먹었잖아" 이꽃님 작가의 특별한 성장 이야기 (0) | 2024.10.31 |
<열다섯에 곰이라니> 줄거리 및 감상평 :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과 부모들 (0) | 2024.08.09 |
<모두 웃는 장례식> 줄거리 및 감상평 |초등 고학년 독서, 여름방학 필독서로 추천 (0) | 2024.07.25 |
송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기억서점' 정보, 감상평 (0) | 2024.07.24 |